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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단독]코나 전기차, 오스트리아에서 ‘주행중’ 화재 났었다

AKA.DM 2019. 10.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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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중 첫 화재 발생 사례 주목, 화재 원인 논란 확산 할 듯…국내외 화재 7건으로 늘어

 

 

현대자동차 소형SUV 코나 일렉트릭(전기차) 화재가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선 화재들과 다르게 주행 중 발생한 첫 번째 화재라는 점에서 화재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나 전기차는 캐나다에서 한 차례 화재가 발생한 바 있는데, 오스트리아 화재가 추가 확인되면서 해외 화재 발생 건수는 2건으로 늘었다. 지난 1년여간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는 국내외를 합해 7건으로 확인됐고, 이 중 5건은 최근 3개월 사이 집중됐다. 

 

국내외 코나 전기차 화재 발생 현황 ⓒ민중의소리

13일 <민중의소리>가 오스트리아 현지 소방당국에 확인한 결과, 지난달 17일 오전 6시 29분께(현지시각), 레온슈타인(Leonstein)시 인근 도로를 달리던 코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레온슈타인소방서 소속 소방관 9명과 소방차 1대가 출동했다. 10분 뒤인 6시 39분께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약 1시간 동안 화재를 진압했다. 불은 7시 40분께 모두 꺼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가 발생한 레온슈타인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Wine)에서 직선거리로 162km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이다. 화재는 주변 도시인 킨베르크(Kienberg)와 시어닝(Sierning)을 잇는 왕복 2차선, 한적한 소로에서 발생했다. 인명피해가 없었고, 재산피해도 미미해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도 별다른 주목을 하지 않았다. 

주행중 첫 화재 
배터리 충격에 따른 발화 가능성  
현지 소방당국 “차는 차주가 가져가” 

코나 전기차 오스트리아 화재는 주행 중 발생한 첫 사례다. 미하엘 슈판링(Michael Spanring) 레온슈타인 소방대장은 취재팀과 통화에서 “운전자가 주행 중(waehrend der fahrt) 소음이 커지고 차량이 흔들리면서 연기가 발생하자, 주변에 차를 세우고 소방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보다 자세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차량 운행 중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겨 소음과 주행 불안정으로 이어졌고, 결국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화재가 발생해 구동계통에 영향을 줬고, 결국 주행 불안정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  

어떤 경우든, 화재가 발생한 부분은 배터리라는 것이 현지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슈판링 소방대장은 “배터리쪽(Bereich Unterbodens Akkus)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대가 도착한 뒤 촬영한 현장 사진을 보면, 차량 바닥, 배터리 부위에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 오스트리아 레온슈타인(LEONSTEIN)에서 7번째 코나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다. ⓒ출처 : 오스트리아 레온슈타인소방서 제공

주행 중인 차량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화재 위험이 있다. 교통사고 등 외부 충격으로 차체에 변형이 발생하면 전자‧연료‧기계 계통 어느 한 곳에서 불꽃이 발생하고, 폭발성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내연기관차가 폭발성 화재로 이어지는 이유가 경유나 휘발유 등 연료에 불이 붙었을 경우라면, 전기차는 배터리에 불이 붙었을 경우 폭발성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충격에 민감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차 고전압 전원으로 사용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성이 높다.

이미 여러차례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전기차 중 상당수는 추돌 사고, 혹은 바닥 배터리 충격 후 발생한 화재였다. 테슬라는 출시된 차량 하부 배터리에 커버를 추가 장착해 충격에 따른 안전성을 높였지만, 화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앞선 6차례 코나 전기차 화재는 모두 주차 중 발생했다. 주행 중이 아니었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나 변형에 의한 배터리 발화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대신 배터리 설계 문제에 따른 현대차 제작결함이나, 배터리관리시스템 오류에 따른 과충전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오스트리아에서 주행중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충격 혹은 변형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막기 위한 코나 안전장치가 충분했는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또다른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판매·이용이 늘어나면서 내연차의 경우 처럼 다양한 원인의 차량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3, 제4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화재는 주행 중 발생했고,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이다. 배터리 발화 원인이 배터리 자체인지, 아니면 다른 부품에서 시작된 불이 배터리에 영향을 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배터리 화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30일, 취재팀에 회신한 답변서에서 “오스트리아 화재 정보를 확인 중이며, 배터리 부위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취재팀은 현대차측에 ‘화재 원인을 추가로 파악했는지’, ‘차량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추가로 문의 했으나 “관련 부서에 확인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코나 전기차 화재 진화 완료 후 차량 상태, 오스트리아 화재가 위쪽, 아래쪽이 강릉 화재 차량 ⓒ민중의소리

빠른 신고→진압 
화재 원인 파악 위해 차량 확보 관건 
BMS ECU 데이터 살아있을까? 

오스트리아 코나 전기차 화재는 운전자가 초기에 이상을 감지하고 신고해 차량 소실이 적었다. 캐나다와 한국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방인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차량 하부에 화염이 발생한 뒤였거나, 사실상 전소 된 상태였다.  

반면 오스트리아 소방 당국이 촬영한 사진에선 도착 당시 차량에 화염이 보이지 않고, 진압 후 차량 외관에서도 화재로 인한 차체 변색이나 변형이 나타나지 않았다. 차량 소실이 적다는 것은 화재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나 오스트리아 화재 차량의 ‘고전압배터리컨트롤시스템(BMS ECU)’의 기록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MS ECU는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상황, 출력, 고장진단, 각 배터리 셀의 균형, 시스템 냉각, 전원 공금 및 차단을 모두 제어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두뇌(CPU) 역할을 한다. 코나 전기차 배터리결합체에는 총 5개의 온도 센서가 각각의 배터리모듈 온도를 체크하고 기록하는데, 관련 정보는 BMS ECU에 담긴다. 정보를 확인할 경우 화재 원인을 보다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화재 차량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지 소방당국관계자는 “차량은 차주가 다시 가져갔다”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최근 코나 전기차 제작결함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오스트리아 화재 차량 소재를 파악해 현장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서 국내외에서 발생한 6차례 화재 차량은 부품 소손이 심해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강릉에서 발생한 화재 차량을 조사하던 국과수는 최근 “화재 원인 규명 불가”라는 결론 내렸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코나 전기차는 5만5천230대(9월 기준)가 생산됐다. 내수용은 2만1천426대, 수출용은 3만2천337대였다.  

코나 전기차의 전체 생산량 대비 화재 발생률은 0.0127%로 2016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됐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화재 발생률의 5.3배(0.0024%)에 달한다. 내수용 코나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은 0.0233%로 수출용 차량의 3.8배(0.0061%) 수준이다. 지난해 연이어 발생했던 BMW의 세계 평균 화재 발생률은 0.137%였으며 코나 전기차 화재 발생률은 BMW의 1/9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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