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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황교안 막무가내 ‘강경노선’, 자유한국당 선거법도 패싱 당하나

AKA.DM 2019. 12. 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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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여지 열어둔 심재철...위기감 느낀 원내에 떠오르는 ‘협상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2.12.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 법안 등을 상정하는 계획을 굳힌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또다시 패싱을 자초할 상황에 놓여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른 법안보다도 선거법 협의에서 빠지는 것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부담이 크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지난 10일 자당이 논의 테이블에서 빠진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 협상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을 지켜본 터라 일각에서 “선거법은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전해진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돌연 무기한 농성을 시작해 또다시 ‘패스트트랙 무조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12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다가올 패스트트랙 대전에 대비한 의견을 나눴다. 의원들의 관심사는 검찰개혁 법안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처리에 집중됐다.

 

자유한국당이 만약 끝까지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4+1’ 협의체와 마련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려 표결에 부치면 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4+1’ 협의체에 속한 야당들에 “개혁 후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유한국당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의 핵심인 ‘연동률 50%’를 하향 조정하는 등 절충안을 꺼냈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이마저도 받지 않고 협상 자체를 걷어찬다면 민주당도 굳이 ‘4+1’ 공조를 흐트러뜨리며 선거제도 개혁을 후퇴할 이유는 없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 회의에서 “검찰개혁과 선거개혁 법안 처리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를 미뤘지만, 자유한국당이 끝내 협상을 외면하고 농성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더 이상 기다려도 대화와 타협만으로 오늘의 정국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민주당도 우리의 길로 가겠다”며 “본회의가 열리면 단호하게 개혁법안과 민생법안, 예산 부수 법안 처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법 상정을 코앞까지 맞닥뜨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초조한 모양새다. 의원들이 원내지도부에 ‘협상론’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하는 게 맞다”며 “선거법을 (개정 요건에 따라) 몇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몇몇 의원들은 ‘의논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날에도 감지됐다. 전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다수 의원들은 “투쟁도 해야 하지만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문제는 “결연한 각오로 투쟁해야 한다”는 황교안 대표와 이를 따르는 강경파들의 득세이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와서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하나로 묶기가 쉽지 않다”며 “더 이상 얘기를 하려고 해도 (의원들의) 얘기가 서로 다르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오늘 (의원들의) 발언 중에는 연동형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꽤 많았다”면서도 “실제로 어떤 식으로 될지는 좀 봐야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13일 오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총회를 한 번 더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심 원내대표는 여당과의 협상 여지도 꾸준히 표출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협상하자’는 연락이 공식적으로 온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도 “협상을 안 한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연락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심 원내대표는 이날 있었던 문희상 국회의장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문 의장이 의장실에 모여 심 원내대표를 기다렸지만 만남은 불발됐다. 3당 원내대표는 이튿날 오전 본회의가 열리기 전 한 번 더 회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철회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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