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유튜브 이어 통합당 의원총회서도 나온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

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장제원 “성찰 필요한 시기에 또 다른 논란 낳아선 안 돼”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총선 패배 이후 당 수습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0.04.20 ⓒ정의철 기자

4.15 총선에서 참패를 한 미래통합당에서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보수 유튜브를 중심으로 근거 없이 나오고 있는 음모론인데 통합당 공식 회의 석상에도 오른 것이다.

통합당이 20일 오후 총선 이후 당을 수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사전투표 조작 의혹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경욱 의원이 이번 선거가 뭔가 이상하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한 게 있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사전투표가 상당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에 대한 실증적, 구체적 수치도 제시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원들이 사전투표 조작) 의혹 이런 게 굉장히 많다, 상당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게 만약 진실로 밝혀진다면 부정선거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사전투표 조작 의혹 제기가 있었다"며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더 이상의 사전투표 조작 의혹 제기는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자칫 잘못하면 저희가 선거불복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걱정스럽다"며 "저희가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 진 것이다. 민심을 바로 보고 우리가 왜 패배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에 또 다른 논란을 낳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총선 패배 이후 당 수습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0.04.20 ⓒ정의철 기자

이준석 최고위원도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진짜 더이상 사전투표 조작설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냥 이런 유튜버 농간에 계속 놀아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문자폭탄' 및 계속된 음모론 전화 받고 공개적으로 거론하겠다기에 내가 설명해서 말렸다"며 "선거 지고 나서 음모론까지 당이 뒤집어쓰면 얼마나 비참한가"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을 제기한 유튜버들과 함께 오는 23일 맞장 토론회도 개최한다. 그는 "어차피 보수진영 내의 문제이니 공정성 시비는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통합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대표도 최근 자신에게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확인해보라는 지지자들의 충고가 잇따르자 "사전투표에서 저는 많이 이겼다"며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