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사참위, 세월호 참사 ‘구조 지연’ 의혹 등 검찰 특수단에 수사 요청

청해진해운 산업은행 불법대출 의혹도 수사 요청...“올해 안에 2~3건 추가로 수사 요청 할 것”

 

박병우 진상규명국장 자료사진 ⓒ뉴스1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현장에서 발견된 피해자 故 임경빈 군을 헬기로 신속하게 이송하지 않고 함정으로 옮겨 이송시간을 지연시킨 해경의 구조과정에 대해 수사해 달라고 검찰 세월호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에 요청했다.

 

사참위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46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참사 당일 구조과정 의혹 조사 관련’, ‘산업은행의 청해진해운에 대한 불법대출 관련’ 등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요청하기로 의결했다.

 

사참위는 “2014년 4월 16일 오후 6시40분 해경 지휘부는 원격진료시스템을 통해 의사로부터 ‘심폐소생술의 지속’과 ‘병원으로의 이송’을 지시받고도 피해자를 헬기가 아닌 함정으로 이송했다. 이로 인해 발견시각 오후 5시24분경으로부터 4시간41분이 경과한 오후 10시5분경 병원에 도착했고, 피해자를 익사 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검찰에 해경 지휘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에 대한 중간조사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임 군은 발견 당시 응급처치로 불규칙하게나마 맥박이 있었고, 산소포화도 또한 69%로 잡혔다. 이를 본 의사는 원격진료시스템을 통해 신속한 이송을 지시했으나, 해경은 근처에 있던 헬기를 놔두고 임 군을 배로 옮겨 이송 시간이 크게 지연됐다. 당시 해경청장 등 해경 수뇌부가 탔던 헬기 또는 근처까지 왔던 구급헬기를 탔다면 25분만에 이송됐겠지만, 수차례 배를 옮겨가며 이송하는 바람에 4시간41분이 소요됐다는 게 사참위의 설명이다.

 

이에 사참위는 당시 해경 지휘부였던 김석균 전 해경청장, 김수현 전 서해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3009함 함장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사참위는 “발견부터 병원 도착 시점까지의 구체적인 동선, 조치 내용, 시간 경과 등을 확인하여 시간대별로 정리하고 관련 문제점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추가 수사로 해경 지휘부 등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범죄혐의를 신속히 밝힐 필요가 있어 수사요청을 의결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사참위는 지난 10월 7일 검찰에 비공개 수사를 요청한 건에 대해서도 공개하기로 했다.

 

사참위는 지난달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 쪽과 공모해 청해진해운에 시설자금 100억원과 운영자금 19억5000만원을 불법으로 대출해 준 혐의, 청해진해운이 하나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1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 등에 대해서도 특수단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남부지검 형사 6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제기되어 온 산업은행의 청해진해운에 대한 불법 부실대출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추가 관련자와 내용, 배경 등을 명확하고 신속하게 밝히기 위해 수사요청했다”고 그 경위를 설명했다.

한편, 사참위는 올해 안으로 2~3건의 사안을 추가로 수사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